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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라기 보다는 여행기에 가깝지 않을까 생각 됩니다. 지난 2007년 11월 16일 ~ 19일 일본 이바라키현 츠쿠바시
에서 열렸던 제28회 전일본 마이크로마우스 경연대회에 참가하였습니다. 벌써 입국한지 열흘이나 흘렀네요. ^^;;
(가 아니라.. 세달이 넘었네요 -_-;;;)
처음 전일본 대회에 참가하였을때가 2004년 11월 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벌써 4년이나 지났네요.. 부우형님,
상길형님, 하윤이와의 인연도 그때부터 시작되었던 것이었드랬죠.. ㅎㅎ
이번 일본 원정은 개인적으로 많은 고난(?)을 동반한 경험이었습니다. 덕분에 욕심따위는 부려볼 생각도 못했고
그게 결국 득(?)이 되어 최악의 상황은 피할수 있었던.. 새옹지마 같은 경우였지요. 11월 초에 학위청구논문
제출이 있었기 때문에 인천대 대회는 출전조차 하지 못하였고 일본 대회가 열리는 주 월요일인가 화요일에 큰 사고
가 나는 바람에 출국 직전까지는 좌절모드 였습니다. 일주일 약간 모자르게 날짜를 남겨 둔 상태에서 대회 준비를
하겠답시고 주말부터 모교 숭실대을 왔다리 갔다리 하였죠.. 사고가 나던 날도.. 전날 퇴근후에 학교로 갔서 밤샘
테스트를 하고 출근을 하던길에 사고가 난 것이었습니다. 노량진 부근에서 진행중이던 지하철 개통공사가 그
영역을 확장시켜 상도터널 본동쪽 출구까지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잠도 부족하겠다, 머리속은 코딩중이고,
아마 주변환경이 바뀌었다는 것을 신경쓰지 못하였나 봅니다. 평소 땡기던 속도대로 감속도 못하고 주행을 하다...
도로와 새로깔아 놓은 철판 사이에 생긴 무식한 턱에 걸려 하늘을 날게 되었지요... 삐약삐약 몇초간의 공중부양 후
땅바닦에 내동댕이 쳐진 저의 몸은 관성에 의하여 십여미터를 미끌리어 마찰주행을 하였고 워낙 차가 많이 다니는
곳인지라 '이렇게 내 생을 마감하는가....' 라는 문장과 주마등(?) 같이 지나가는 저의 과거... 를 떠올리며 인생
The End 순간을 준비하였습니다. 하지만 아직 때가 아니었나 봅니다. 순간 다행이 뒤에서 달려오는 차동차와는
거리가 약간 벌어져 있었고 바로 뒤에 달려오던 퀵 서비스 기사님께서 사고를 보시자마자 급정거, 차량의 우회와
널부러져있는 저의 몸뚱이, 애마의 급 조치를 취해 주셨던 덕에 목숨을 부지할수 있게 되었죠... 사고 직후인지라
정신을 차릴수 없어서 인사도 못드렸는데... 아저씨 정말 감사드립니다. ㅠㅠ
만신창이가 된 상태에서도 뭔 정신이었는지 그 몸 그 차를 타고 결국 연구실까지 들어왔답니다. 연구실서 상처 소독하고
좀비행세를 하고 있자니 주변에서 사고처리를 해야한다며 조언을 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이후 건설사와 합의 및
병원치료 등으로 결국 제대로 된 준비는 시작도 못하고 출국을 하게 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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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까지 준비되었던 마우스에 대해서 좀 써볼까 합니다.
사실 올해 열렸던 서울대 대회 전까지만 하더라도 속도에 대한 욕심이 엄청 컸었습니다. INNO2006 버전부터는
대각 턴 속도를 1.2m/s 까지도 맞췄었지요.. 하지만 속도 올리기에 급급한 나머지 마우스의 안정성은 상대적으로
상당히 떨어졌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지금까지 출전한 대회중에 한번도 탐색 주행을 한번에 성공했었던 적이
없군요. 입상을 몇번이나 했었는데도 말이지요.. 참 부끄러운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런 속도 지향적인 저였지만
대학원 생활을 하면서 약간의 변화가 있었나 봅니다. 속도도 속도이지만 좀더 분석적이고 체계적인 접근으로 보다
안정적인 로봇을 만들고 싶어지더군요.. 또한 풀미로가 없는 저로서는 5 x 5 미로에서 아무리 고속턴을 맞춰봤자
재질이 다른 대회 미로에서는 연습하던 주행을 보일 수 없다는 사실도 경험으로 체득하였었구요.. 결론은..
욕심을 버리자!! 였습니다. 서울대 준비는 일단 대각 주행을 제외한 안정적인 탐색주행과 탐색턴 2차 주행 -_-;;
을 목표로 며칠을 준비 하였습니다. 있으나 마나 하였던 여러가지 보정을 여러가지 상황에 알맞도록 분석하여
조정하였고 나름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몇가지 기능들을 구현하였지요.. 마음이 가벼우니 구현또한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안정성 지향은 바로 약발이 나오더군요.. -_-;;; 우연찮게 이번 서울대 미로는 관리소홀
로 인하여 미로 상태가 엉망이었고 턱과 먼지로 인하여 많은 출전자가 고생을 하였던 상황이었습니다. 저 역시
한번에 탐색주행 성공이라는 첫번째 목표는 이루지 못하였지만 다른 출전자들 보다는 비교적 안정적으로 탐색 및
탐색턴 2차 주행을 마칠수 있었고 이것이 대회 2위라는 희안한 기록을 얻게 해 주었더라지요..
일본 출국전 준비하였던 내용으로는... 사고 때문에 기대하였던 준비의 반의 반도 못하였지만.. 탐색 주행의 보완
및 아는길 대각(복귀대각), 코브라 턴(스위스트 턴), 첫 블럭 대각 등에 신경을 썼습니다. 이번 대회는 첫째날의
시승회에도 참석할 예정 이었기 때문에 미로 상태에 따라 결정하기 위하여 복귀대각을 할 수도 안할수도 있도록
선택이 가능하게 준비를 하였구요.. 턴 속도는 0.8m/s, 1.0m/s, 1.2m/s 까지 맞춰 둔 것이 있었지만 복귀 대각을
위해서 0.8m/s 만 손을 보았습니다. 나머지는 도저히 시간이 안나더군요.. 어찌나 아쉽던지... 대각 진입시 거리
보정을 위한 새로운 방법을 적용해 보았는데 그 효과가 너무 좋았었습니다. 때문에 부족한 시간이 너무너무 원망
스러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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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여행기로 돌아와서. 출국 과정부터 또 고난이 찾아왔습니다. 학부 후배 두명과 같이 가기로 되어 있었는데
이녀석들이 펑크를 내는 바람에 혼자 출국을 하게 되었지요.. 단국대 멤버들과 일본에서 합류를 하기로 하고 그들
보다 1시간 빠른 비싼 '대한항공' 을 타고 가게 되었습니다. 비행기 시간은 오전 11시 20분. 이번에도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던 건지 은연중에 공항까지의 시간을 한시간으로 잡았나 봅니다. 여유롭게 공항 리무진 정류장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9시. 버스 안오더군요.. -_-;; 9시 20분정도가 되서야 서울대 입구에서 버스를 탈 수 있었고 10시40분
쯤에 공항에 도착하였습니다.
시계를 보니 불안하더군요... 이게 아닌데...일단 뛰었죠.. 우선 병무신고하는 곳에 들러 출국 허가서를 제출
하고 로밍 신청을 한 후 보딩을 하는데 직원이 별소리 안하길래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허나...... 갑자기 직원의
얼굴 표정이 바뀌면서 "11시 20분 비행기세요?" 기어가는 목소리로 "네...ㅠㅠ" 직원은 몇군데에 전화를 걸더니
저와 함께 뛰기 시작합니다. 자기는 짐을 붙일테니 저는 출국심사받고 게이트로 뛰라고 하더군요.. 이거 사태가
심상치 않다 라고 느끼기 시작했지만 어찌나 후회가 막심하던지.... 그때 시간 11시 5분.
그런 상황에서도 환전을 하고... (이런 미틴...) 몸 수색하는 곳에 도착, 어라 줄이 꽤 길었습니다. 중국인 들에게
비행기표 보여주면서 쏘리쏘리 외치고 제일먼저 수색을 받고... 아, 상처때문에 붕대와 가위가 가방에 있었는데
가위는 빼앗기고... ㅠㅠ 출국 심사대에서도 줄이 길었지만 같은 방법으로 빠르게 통과 완료... 게이트 넘버가...
서있는 곳에서 제일 먼 곳에 있는 게이트.. 으아아아아악!!!
제 몸상태가 찐따 인지라 정말 괘로웠습니다. 점퍼를 벗고 무작정 뛰었지요.. 공항 전체에는 저를 찾는 방송이
계속 울려 퍼지고..... 현재시간 11시 15분..
쩔뚝거리며 뛰어가는 저를 보고 공항 안전요원 같은 사람들이 달려와 박성진씨 맞냐고 물어보고 빨리 뛰라고
재촉하고... 게이트까지 요원 세명과 그런 상황을 연출했더랬죠... 뛰면서 고민 많이 했습니다. 포기할까 말까...
썅 이런 몸까지 하고도 갈라고 했던 나인데 절대 포기할 수 없다!! 계속 뛰었죠...
몇분 늦게 게이트에 도착하였지만 기다려 주더군요.. 올라타자마자 비행기 움직이고... 저는 그로기 상태..
땀범벅에 팔에 붕대는 감고 있지.. 스튜어디스 언니들이 불쌍해 보였나 봅니다. 자리까지 부축해서 데려다 주고..
물도 떠다주고.. 땀 닦으라고 수건같은것도 주고.... 이쁜 언니들 보며 진정을 좀 하고.. 숨도 돌리고 하니 밥을
줍니다.. 오호.. 비싼 대한항공 기내식은 맛나네요!! (-_-)b
허겁지겁 한숟갈 떠먹고 찍었네요. ㅎㅎ 뭐 굳이 메뉴 이름을 붙이라면 찹스테이크 덥밥 정도.. 맛있었습니다.
파란 하늘을 바라보며 약 두시간 십여분의 시간이 지나고 나리타에 도착하였습니다. 꼴에 몇번 와봤다고 버벅임
없이 모든 수속을 마치고 나오자 약간의 뿌듯함 이라 할까나.. ㅎㅎㅎ
단국대 멤버들과 합류하여야 하기 때문에 그들 비행기를 기다리기 위하여 입국 게이트를 알아보러 다녔습니다.
하지만 좀처럼 알아 낼 수가 없었습니다. 그네들이 타고오는 JAL 기에 대한 정보가 안나오더군요.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나리타 공항은 두개의 터미널로 나누어 지며 JAL 은 제가 나온 터미널과 다른 터미널로 들어온다고
하더군요.. 공항 밖으로 나와보니 두개의 터미널 사이를 태워다 주는 셔틀 버스가 있었습니다. 자연스럽게 웃으며
버스에 탑승 ^^v
또다른 터미널에 도착하여 단국대 멤버들을 기다렸습니다. 비행기 시간이 저와 한시간 밖에 차이가 안나기 때문에
한시간 정도만 기다면 만날 수 있을거라 생각하였는데 의외로 오래 걸리더군요. 전광판에 나온 도착시간이 제대로
나왔던 것을 보면 비행기 지연은 아니고 입국 수속이 오래 걸렸나 봅니다. 길이 엇갈렸나 보다 하고 찾으러 갈까
말까 고민을 하던 중 멤버들이 입국게이트에서 빠져 나오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참 다행이다 싶었죠..
바로 츠쿠바로 가자고 의견을 모은 후 츠쿠바행 버스 시간을 알아보았습니다. 안타깝게도 방금 전 버스가 출발
하였고 다음 버스는 약 두시간 뒤인 오후 4시 20분 버스 였습니다. 공항에서 이리저리 삐대면서 시간을 죽인 후
츠쿠바행 버스를 탔습니다. 버스비가 좀 비쌌죠.. 2540엔. 나리타에서 지하철을 타고 아키하바라로 간 후 다른
지하철을 타고 츠쿠바로 가는 방법이 약 천엔 정도 아낄 수 있는 방법이었지만 시간도 줄이고 좀더 편한 이동을
위하여 이 버스를 타기로 결정 하였습니다. 츠쿠바까지는 약 1시간 50분 정도가 걸렸던 거 같고 이 버스가 터미널
을 출발하여 다른 터미털에도 들렸는데 그곳에서 시립대 멤버들과 강릉대 민호가 이 버스를 타더군요. 버스 뒷
자석 쪽은 한국 멤머들로 씨끌벅적해 졌습니다. ㅎㅎ
이번 전 일본 대회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동경이 아닌 외진 곳에서 열렸기 때문에 작년에 고생을 많이 하였던
터라 이번에도 적잖이 불만스러웠습니다. 가뜩이나 일본은 교통도 불편하고 비싼데다 제대로 관광할 시간도
없는데 이동시간 때문에 많은 허비를 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올해의 경우 공항에서 대회장까지 직행하는 버스가
있었기 때문에 동경에서 열렸던 때보다 편하게 이동을 할 수 있어서 의외였습니다. 소요시간도 두시간 정도면
동경에 대회장이 있을 때보다 더 걸리는 것도 아니고 저희같이 짐이 많은 경우는 오히려 훨씬 편안하더군요.
버스비가 비싸고 츠쿠바에는 별 볼것이 없다는 것 빼고는 우려했던 것과 달리 큰 불편함은 없었습니다. 몇년간
츠쿠바에서 연속으로 개최가 될꺼같다는 이야기도 들었는데 썩 나쁘지만은 않은거 같네요.
츠쿠바에 도착하여 대회장까지 찾아가는데에는 언어 소통 밑 준비 부족으로 다소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시립대 호용이가 일본어 회화가 어느정도 가능하였기 때문에 지나가는 아주머니께 도움을 얻어 한참을 돌은 후에
도착 할 수 있었죠. 이동한지 얼마 되지 않아 민호가 버스에 지갑을 두고 내려온 사실을 알게 되어 다들 놀라고
본인도 걱정을 많이 하였지만 다행이 연락이 잘 되어 다음날 지갑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저도 몇년전 여권이 들은
가방을 후배가 가져가는 바람에 한바탕 소란을 피웠었는데... 민호도 잊지못할 추억이 하나 생긴거지요. ㅎㅎ
대회장에 도착하자 마우스팀과 트레이서팀은 각각의 로봇과 장비들을 가지고 해당 장소에서 테스트를 하였죠..
가장 신경 쓰였던 조명 문제는 예상대로 작년보다 더 밝았으면 밝았지 썩 좋아 보이지는 않더군요. 저의 경우
작년에 그놈의 조명때문에 주행조차 제대로 해보지 못하고 돌아갔던지라 이번엔 나름 대비를 해서 갔던거였고
약간의 영향은 있어 보였지만 크게 문제가 되진 않아 보였습니다. 단국대 멤버들도 어느정도 영향은 받지만
다들 잘 굴리는 듯 보였구요. 하지만 마찰력의 차이로 연습하던 속도의 주행이 불가능해 보였습니다. 개인적으로
예상했던 사태이기도 하고.. 서울대 미로에서 준비를 해보았으면 좋았을텐데 그러지 못했던 점이 너무 아쉬웠죠..
게다가 하윤이의 경우 APEC 원정이후 그랜드슬램을 위한 마지막 관문이기에 본인도 타인도 기대가 엄청 컸는데
뜻밖의 상황에 대해 많은 안타까움을 자아냈습니다. 더 문제인 것은 단국대 후배들은 저속턴이 없이 모두 고속턴
올인을 한 상황이여서 예선 및 본선주행이 걱정 되었습니다.
제 마우스는 탐색 및 저속 대각에서 문제없이 주행하길래 다시 봉인을 하였습니다. 괜히 더 굴리겠다고 자리만
차지해봤자 걱정이 태산인 우리 아이들 눈치만 보이고... ^^;; 근데 봉인 하다가 그만 마우스를 바딱에 떨어뜨리고
말았습니다. 산산이 흩어지는 센서캡들... ㅠㅠ 에라 모르겠다 순간접착제로 대충 붙여놓구... 에지 타이밍이 많이
안바뀌었기를 바라며 봉인을 완료하였습니다. 그리고는 마우스주행과 트레이서 주행을 왔다갔다 하며 구경했죠..
그때 보았습니다. 시립대 멤버들의 청소기 트레이서. ㅎㅎ 뭐 그때 느꼇던 충격은 어떻게 쓸 수도 없네요..
시립대 두명의 현철 군과 호용이가 각각 흡입 트레이서를 들고 나왔고 대회 1주일 전부터 만들기 시작한 거라
하더군요. 놀라운 것은 자신들도 긴가민가 하며 만들었는데 턴 속도가 동아리 주행 라인에서 4m/s 까지 나온다는
거더랍니다. 한국의 흡입 트레이서는 제틴 멤버가 아닌 사람으로서는 처음 직접 보았다는 것만으로도 이번 일본
원정에 잘 왔다 싶더군요. 정말 대단한 친구들이라 생각됩니다.
한쪽에서 나까지마씨의 미즈호와 1/2 마우스인 유리도 볼 수 있었습니다. 몇년째 보아온 6륜 마우스 이지만 정말
볼때마다 감탄이 나옵니다. 예술이에요 예술.. 또한 2륜 구조의 1/2마우스 유리의 완성도 또한 높아보이더군요.
시승회 시간이 다 되어 마우스팀은 아쉬움을 뒤로한채, 트레이서 팀은 위풍당당하게 대회장을 나왔습니다. 각자
숙소가 틀렸던지라 트레이서 팀은 먼저 숙소로 향하였고 마우스팀은 저녁을 먹기 위하여 근처를 배회하다가 멀지
않은 곳에있는 고기집에 들어갔습니다. 두 테이블에 나누어 앉아 메뉴도 서로 다른 것을 시켰는데 꽤 맛나더군요.
소고기, 돼지고지, 닭고기가 양념되어 한 접시에 셋트로 나오는 메뉴였으며 몇년전에 먹었던 동경의 고기부페의
고기보다 맛도 좋았고 아사히 생맥주도 깔끔하였습니다. 일본 도착 후 첫 식사때부터 이렇게 제대로 먹고 있자니
음식때문에 고생하던 옛날 생각도 나고.. ㅎㅎ 내 짬밥도 이제 꽤 되는 구나 싶더군요.. 한윤이를 비롯한 다른
후배들은 달라도 너무 다른 마찰력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에 대한 토론을 해 보았지만 별 뾰족한 수는 없었지요.
식사를 마친 우리는 숙소로 향하였습니다. 서울대 우승한 하윤이는 주최측에서 제공해 주는 대회장 바로 옆 호텔
로 들어갔고 나머지는 예약해 둔 켄슈 센터로 갔습니다. 저는 특별히 동행멤버가 없었던지라 저의 몸을 단국대
친구들에게 의탁해 놓은 상태였었고 ㅎㅎ 숙소도 같이 예약을 부탁해둔 상황이였습니다. 숙소 예약이 늦어져서
대회장과는 꽤 떨어져 있는 숙소 였었고 고생끝에 찾아 갈 수 있었죠.. 걸어서 가기에는 무리가 있는.. 매일매일
택시타고 왕복하였습니다. -_-;;; 한번 탈때마다 천엔이 넘더군요. 한국에서는 기본요금 거리인데도 말이죠. ㅠㅠ
도착한 숙소는 각각 방을 따로 쓰는 원룸식이였고 작지만 아담하고 깔끔했습니다. 화장실과 사워실이 공용이라는
점 빼고는 크게 불편한것은 없었구요. 이곳이라도 예약을 할 수 있었다는 것이 다행이였기에 불만은 없었습니다.
제가 묵었던 방입니다. ㅎㅎ 베개쪽에 있는 것은 일본식 잠옷(?) 이였구 도착하자마자 저걸루 갈아입구 복도에서
단체사진도 찍었는데 저한테 없네요. 아늬진 시진 줘~~ ㅋㅋ 숙박비는 3박에 만엔 조금 넘었던거 같습니다. 싸죠.
어쨋든 불편한 몸을 이끌고 멀리 타지에 와서 생각했던 거보다 불편함 없이 하루를 보내고 휴식을 취하였습니다.
한번에 두명밖에 사용을 못하는 샤워실이었는데 후배들이 짬순으로 사용하자고 하여 고맙게도 먼저 사용을 할 수
있었고, 올라와서 상처를 처치해야 하는데 가위가 없더군요. -_-;; 공항에서 빼앗기는 바람에..
다시 옷갈아 입구 나와서 으스스한 일본 새벽 거리를 배회하다 편의점을 발견하고 가위와 맥주를 사들고 왔습니다.
상처 처치를 마물짓고, 시원하게 맥주한캔 마시고 잠자리에 들었지요.
다음날 아침 병기가 깨워준 덕에 부시시 일어나 간단히 세면을 하고 짐을 챙겨 나왔습니다. 다들 짐이 간소해
보였는데 저는 여행 목적의 반이 관광이었는지라 로봇에, 캠코더, 삼각대, 카메라, 노트북, 각종 아답터... 결국
여행용 트렁크를 다시 가지고 나갈 수 밖에 없더군요.. 근데 결국 그 트렁크가 아주 주요했답니다. ㅋㅋㅋ
숙소 바로 앞에 웬디스 햄버거가 있었는데 언젠가 웹에서 아주 맛있는 일본 버거집이라고 읽었던 기억이 있어서
다들 들어가서 주문을 하였죠. 뭐 특별히 맛있다거나 그런건 별로 없었습니다. 보통의 햄버거와 별반 다를게 없더
군요. 그래도 입맛에 안맞거나 그런것은 없었기에 만족하며 맛있게 먹고 나와 택시타고 대회장으로 향하였습니다.
택시 아저씨한테 엠포칼 호텔로 가자고 하였는데 못알아 들으시더군요. 한참을 실랑이를 벌이다가 결국 일일이
방향을 알려주어 도착을 하였는데 택시 기사님 왈 "아! 엠포카르 호텔!!" -_-;; 엠포칼이나 엠포카르나... 에혀~
경연장은 막 준비가 끝난듯 어수선한 분위기가 정돈되는 느낌이였으며 큰 홀에 책상을 쭉 깔아 놓구 각자 대기석을
마련해 주고 있었습니다. 작년의 경우 작은 방 몇개를 사용하여 외국인들에게 방 하나를 내어 주었었는데 오히려
그때가 좀 더 좋았었던거 같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한 방에 모여않아 코딩하고 납땜하고, 주행연습하고 하니 꽤
어수선 하더군요. 더군다나 그 큰방에 멀티탭을 따로 나누어 주지 않아서 전원을 쉽게 사용 할 수 없었습니다.
내년에도 이곳에서 대회가 열린다면 사전에 110V 용 멀티탭을 준비해 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지요.
대기실에서는 밤새 도깨비 코스로 원정오신 전설의 OB형님들께서도 대회준비에 한창이셨습니다. 바쁘신 중에도
그 열정 버리지 않으시고 원정 오시는 모습.. 매년 감동받습니다.. 그럴때마다.. 저 역시 그리하리라 맘먹곤하지요..
더욱이 올해는 콰광2 도 볼 수 있었고 지금껏 줄곧 선망의 대상이였던 콰광, 바람, 부우, 지니, 제로 형님들께 좋은
말씀도 많이 듣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너무 흥분되고 영광스러웠던 자리였습니다.
삼각대에 캠코더를 연결하고 마우스 배터리 충전 걸어놓구, 시작된 대회장에 들어갔습니다. 아, 등록후 번호표도
받았구요. 일본은 가슴에 번호표를 달아야 합니다. 말아톤 선수처럼.. 이쁘지는 않아요.. ㅋ
대회를 다니며 기록한 자료들을 워낙 소중히 생각하는 터이라 이번 역시 최대한 많은 영상과 사진을 남기기 위하여
노력하였으며 참가자들에게 보내줄 생각까지 하니 책임감 까지 느껴지더군요. 각 종목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루어
지기 때문에 중복되는 경우 한쪽을 포기 하여야 했던 점이 너무 아쉬웠습니다. 어쩌다 보니 단국대 안희진 주행과
강릉대 민호의 예선, 본선은 하나도 촬영을 못하였네요. ㅠㅠ 미안하다 희진아, 민호야... 흑흑...
촬영을 하다보니 저의 예선 경연 순서가 다 되었습니다. 그때쯤에 생각이 났는데... 전날 광량 셋팅을 안했더군요.
-_-;; 시승회때 신나게 구경하느라 다른 멤버들 셋팅할때 딴짓하고 있었나 봅니다.. 후덜덜하는 심정으로 주행을
하게 되었지요.
워낙 욕심은 버린지 오래인지라 별로 떨리지도 않았고, 메뉴 셋팅 역시 최대한 안전빵 메뉴로 설정하였습니다.
탐색턴 안정도도 볼겸 복귀대각도 안하게 하고.. 자동 2차도 빼 버리고.. 굴렸죠.. 굴리고 나서 쭉~ 보는데.. ㅠㅠ
제가봐도 잘갑디다.. 이제 탐색은 문제없다 싶더군요. 아무 문제없이 첫 탐색 주행을 마치고 별 고민없이 탐색턴
2차 주행을 굴렸습니다. 역시 문제 없이 골에 들어갔고 복귀하면서 재차 탐색하는 모습을 보며 흐뭇해 하였죠.
뒷쪽 하윤이 목소리가 잠깐 들렸는데 패스는 첫 주행때 바로 최단을 찾았다고 하더군요. 대각없는 2차 주행까지
무사히 마치고 3차 시도. 세번째 시도까지 안박고 들어와 본 것이 첫 경험인지라 ^^;; 갑자기 걱정이 되더군요..
이제 어떻해야 하나.. -_-;; 뭐 있습니까. 준비한게 없는데. 대각 시도를 하는데... 이런.. 셋팅을 안하였던 것이
이제서야 티를 내는 듯 하였습니다. 네번째 턴 쯤.. 135 대각 진입 턴에서 에지를 못잡고 계속 돌진, 꽝...
네번째 주행도 같은 곳에서 같은 문제 발생, 결국 대각주행을 성공하지 못하고 마지막 주행으로 스무트턴 주행을
끝으로 미로에서 내려왔습니다. 허무할 정도는 아니였지만 꽤 아쉬웠습니다. 멀리 타국에 와서 준비한 것을 모두
보이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 이었습니다. 하지만 안정된 탐색과 2차 주행을 할 수 있었기에 어느정도 만족감은
얻을 수 있었지요. 게다가 경연 후에 콰광형님께서 깔끔한 탐색주행이였다고 칭찬을 해주실때는 어찌나 기쁘던지.
(^^);; 이후에 벌어진 마우스 예선에서는 하윤이와 병기가 기대만큼은 아니였지만 무난히 본선에 오를 정도의
결과로 경연을 마쳤고 도형이가 아쉽게 2차 주행을 못하여 본선에 못가게 되어 너무 아쉬웠습니다. 단국대 MAZE
에서도 하윤이 기록을 바짝 뒤쫓던 도형이였기에 본인의 아쉬움은 더욱 컸을 터이지만 담담히 다음을 기약하는
후배의 모습은 정말 대견해 보였습니다. 다음날 본선 경연이 열릴 미로에서는 Fresh Man Class 가 진행
되었는데 단국대 두번째달 현국이가 당당히 1위를 차지하고 희진이가 7위를 하였습니다. 두 친구들 모두 준비한
모든것들을 보여주어 만족해 하는 듯 보였고 현국이가 또 하나의 종목에서 우승을 하여 원정단의 경사가 아닐 수
없었지요. 하지만 진짜 후레쉬맞나? ㅋㅋ OB 형님들도 제작하신지 10여년이 다 되어가는 전설의 마우스로 완주를
하셨고 바람의 주행을 못본것이 개인적으로 아쉽더군요. 콰광형님과 부우형님께서도 바쁘신 와중에 제작하신 DC
마우스를 출전 하셔서 모두 완주를 하셨습니다. 저의 경우 대각주행을 못하여 본선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였지만
운좋게도 커트라인에 걸려 거의 막차로 본선 진출이 되더군요. 미흡하나마 준비하였던 마지막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생겼기에 너무 좋았었습니다. 예선 경연이 모두 끝나고는 본선미로에서 광량 셋팅하는것도 잊지 않았지요.
트레이서의 경우 원정단 모든 멤버가 상위의 기록으로 본선에 진출 하였습니다. 기대주 제틴의 흡입 3인방은 예선
기록 1, 2, 3위를 휩쓸었고 올해 리벤지를 기약하던 닛산 아저씨의 의지를 완전히 꺽어 놓았지요.. 뭐.. 트레이서
만드는 모든 일본인들은 GG 치는 모습이 역력하였습니다. 이리하여 예선날의 하루는 저물어 갑니다.
예선전이 끝나고 주최측에서 준비한 Friendship Party 에 모두가 참가하였습니다. OB 형님들께서는 피곤하신지
먼저 행사장을 떠나셨구요.. 저희 YB들은 참가비 1000엔을 내고 식신의 능력들을 발휘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작년의 3000엔짜리 식단이 비하면 상당히 단촐하고 먹을것이 없었지만 원정단이 어느정도 긴장이 풀고 뭉칠수
있던 자리였기에 다들 화기애애하게 파티를 즐겼습니다. 인본일들끼리 무슨 엄숙한 분위기로 무언가를 진행
할 때에도 저희는 왁자지껄~ 몇몇의 따가운 눈초리에 굴할 원정단이 아니였지요. ㅎㅎ 순식간에 먹거리가 동났고
저희가 눈길을 돌린건 한쪽에 쌓여진 아사히 캔맥주.. -_-;;; 그리고 저의 여행용 트렁크!! 미션은 조용히 진행
되었습니다. 어슬렁 거리며 한캔 두캔씩 트렁크에 들어가기 시작했고 얼추 가득 찼다 싶어지자 저희끼리 조용히
파티장을 나와 대회장 주변의 주차장에서 원정단 뒷풀이를 시작하였습니다. 날씨는 꽤 쌀쌀하였지만 추워지면
술을 더먹자 하며 판을 벌리기 시작했지요. 각자 가지고 있던 동전들을 모아 안주도 푸짐하게 사오고 사진도 찍고.
먹고나온 캔맥주가 약 2,30여 캔, 업어온 맥주가 약 40여 캔, 저와 성훈이가 찬조하여 더 사온 맥주가 20여 캔...
한 80여캔을 저 멤머가 다 해치웠답니다. ㅋㅋㅋ 각자가 동시대의 비슷한 삶, 비슷한 취미를 갖고 있는 젊은이들
이기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즐거운 분위기가 지속되었고 이 자리를 통하여 제틴 친구들과 아므아므 민호와
친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되어 개인적으로 너무 행복한 시간이였습니다. 또한 Maze 의 경우 하윤이를 중심으로,
제틴의 경우 성훈이를 중심으로 하나되고 뭉치는 모습은 참 부럽고 좋아 보였습니다. 전시회 얘들아~~~~ ㅠㅠ
이렇게 즐거운 자리를 파하고 각자의 숙소로 돌아가던 중 택시 안에서 전화가 옵니다. 제 주머니 더군요..
전화기를 꺼내었는데 어라? 제 전화기가 아닌 처음보는 전화기!! 일단 받아서 "여보세요?" 상대측에서 말합니다.
"여보세요? 저 송민호인데 누구세요??" -_-;; "나 성진인데 너 전화기가 왜 내 주머니에 있냐??" "글쎄요 -_-;;"
위에 사진보면 알수 있습니다. 분명 본인의 주머니에 넣는 답시고 제 주머니에 넣었을 겁니다. 다들 취했자나요 ㅋ
그리고 또다른 전화통화로 들려오는 소식.. "노현철이 트레이서 잃어버렸데!!" 켁... 몇시간 후면 본선인데... 헐~
다행히 한시간 후쯤 다시 찾았다는 연락을 받을 수 있었고 나중에 알게 된 사연인 즉슨 택시에다가 두고 내렸다는
군요... -_-;;; 헐~~ 후에 일이지만 결국 1위한 트레이서 아닙니까? 짦돌이 앞에 쌓여가는 맥주캔 때부터
알아봤어.. ㅋㅋㅋ 뭐.. 이렇게 여러 에피소드를 남기고 다음날 본선을 위하여 달콤한 휴식을 취하게 됩니다.
마지막 본선 경연날에는 전날의 음주에 다들 약간은 힘들어하는 기색이였지만 원정단 대단원의 막을 내리는
날이기에 어느정도 긴장감이 맴돌았습니다. 클리퍼경기와 트레이서 본선이 진행되고 마지막으로 마우스 익스퍼트
클래스 경기의 본선 순서로 진행 되었습니다. 트레이서 본선의 경우 전날 예선 성적의 역순으로 경연 순서가 결정
되는 식이기에 한국 멤버들의 순번은 뒷쪽이었습니다. 대기실에서 도시락으로 간단히 식사를 마치고 본선 준비를
하다가 아차 싶어서 캠코더 들고 경연장으로 뛰었는데 벌써 단국대 유훈이 순서였습니다. 1차 주행은 촬영을
못하구 2차 부터 촬영을 시작하였는데 2차 3차 주행을 모두 실패하였습니다. 아쉬운 순간이였지요.. 세번의 기회
밖에 주어지지 않는 룰이 어찌나 원망스럽던지... 몇 순번을 지나고 단국대 재성이의 주행.
(여기까지 썼다가 나중에 더 쓸라고 했는데 벌써 세달이 지났네요. -_-;;; 기억 안나서 그냥 덮습니다...
그래도 써놨던게 아쉬워서 그냥 포스팅... ===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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